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그 일에 의미를 더하다.
널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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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ON&OFF

ON 임상현장에서는 전문성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뜨겁게 환자를 간호하며,

OFF 삶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답게 살아가는 간호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CH.1 가슴 뛰는 순간, 진로를 정하다

@환아가 그려준 박수연 간호사 


우리는 진로를 정하기 까지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박수연 선생님이 간호사의 일을 선택함에는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랑 놀다가 친구 한명이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진 사고가 있었어요. 평소 아버지께 응급처치를 배워둔터라 바로 응급저치 후 친구가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어요. 근데 그때 처음으로 가슴이 뜨거워 지더라고요. 이 일을 계기로 간호사 되어야겠단 마음을 키워갔어요. ”


그렇게 간호사의 길을 선택하고, 9년의 시간이 흘렀다. 응급실 신규생활을 시작으로 여러 부서들을 거쳐 지금은 조혈모이식병동에 있다. 그 과정에서 카테고리별로 에피소드가 나올 정도로 다양한 일들을 겪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첫 CPR(*) 환자가 기억에 남아요. 전신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던 환자인데 소변검사를 위해 간호처치를 하던 중 갑자기 환자분 다리가 스르륵 풀렸어요. 의식을 확인해봤더니 점점 의식이 흐릿해지고 심전도가 요동을 치더라고요. 


그때가 입사하고 3일차였어요. 너무 놀라서 목소리가 순간 안나왔는데,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여기 CPR이요!!!!!” 하고 소리쳤던 기억이 나요. “


병원은 정말 생과 사가 오가는 곳이다. 평온하던 병동에서 갑자기 코드블루(*) 안내방송이 나고, 생의 끝을 바라보던 환자에게 기적적인 순간이 오기도 하는 곳이다. 이런 환경에서 박수연 선생님은 환자에게 더 집중하며 최선의 간호를 하고 있다.



*코드블루 : 심정지로 심장마비가 온 사람이 있을경우 전체로 송출되는 방송

*CPR : 심폐소생술,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



Ch.2 공감을 잘하는 간호사

@제 3회 널핏사진공모전 ‘널싱의순간’ 대상작

“이식병동은 재원기간이 긴 환자가 많아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도 많이 힘들어하세요. 환아가 유독 보채어 보호자가 힘들어하는 날엔 잠시 돌봐주며 깜짝 휴식을 제공해 주기도 해요. 간호사가 임상에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도 간호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박수연 선생님은 제 3회 널핏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환아와 함께 있는 모습이 보는이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기억에 남는 환아가 있어요. 최근일인데요, 완화의료팀에서 발행한 소식지에서 이식 받고 퇴원한 환아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머리가 풍성하게 자라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을 봤어요. 너무 뿌듯하고 기뻤어요.”


내가 간호하던 환자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모습을 본 것만큼 기쁜일이 있을까. 박수연 선생님은 환자들에게 받은 편지들을 보관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환자들이 건네준 마음들을 꺼내보며 힘을 얻는다고 한다.


Ch.3 간호를 통해 배우는 가치

@거칠고 투박하지만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손


“자랑스러운 손이라는 주제로, 제가 찍었던 사진이 널핏에 올라왔어요. 그 글이 저에게 엄청 힘이 되었어요. 다시 힘을 내서 간호사로서 일을 해야겠다 다짐했죠.”


몸이 안좋아져 간호사를 그만두는 것을 고민하던 순간, 자신의 일에 의미를 전해준 글을 보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1년 뒤, 한번 더 ‘널싱의 순간’ 을 찍어 2023년도 널핏사진공모전에 참가했고, 대상을 수상했다.


“간호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하면서, 또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해요. 그 영향이 온전히 환자에게로 가서 더 질높은 간호를 제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박수연 선생님은 공감을 잘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간호야 말로 진정한 Nursing이 아닐까.

CH.4 스스로를 간호하는 간호사

“신규간호사 시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퇴근길에 비비탄 사격장이 갑자기 눈앞에 보이더라고요. 이끌리듯 들어가서 사격을했더니 너무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사격이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큰 취미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공기총 사격을 취미로 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제 목표가 환자,보호자 뿐만아니라 내 자신다 잘 간호하자예요.”


자신을 더 잘 돌보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온전히 개인의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박수연 선생님은 간호사로서 진심을 다해 환자를 돌보고, 삶에서는 자신만의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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